이용걸 방사청장, 국회 국방위 국감장서 의원들 질의에‘쩔쩔 매’
‘갈팡질팡’차세대 전투기 사업부터 크고 작은 군수품
납품까지 의원들 추궁 끊임없이 이어져

박정하 pja119a@hanmail.net

방위사업청(청장 이용걸)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뭇매를 맞았다.‘갈팡질팡’한 차세대 전투기(F-X)사업 추진 과정에서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던 방사청이 10월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장에서도 이용걸 청장이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여야 의원들의 비판과 지적을 받았다.

무엇보다 일선 장병들이 먹고 자고 입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전력증강을 위한 무기도입 사업까지어느 하나 지적과 비판을 받지 않은 것이 없었다.
더군다나 우리 군의 전투력과 직결되는 일선 장병들의 전차복과 전투배낭, 라면에 이르기까지 그 심
각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크고 작은 군수품에 대한 가격 입찰과 관리 감독,현장의 고충을 전혀 귀담아 듣지도 않고 묵살하며일선 장병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의원실로 제보가 끊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국방위원회(위원장 유승민) 방사청 국감에서는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방사청 행태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특히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일선 장병들의 복지를 위해 세심하고도 예리한 지적으로 여야 의원과 군 관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찜통 신형전투복 문제가 발생한데 이어 동일한 재질로 만들어진 신형전차병복 역시 통기성이 전혀 없어 가만히 있어도온몸이 땀범벅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의와 하의가 한 벌로 만들어진 특성으로 몸이 끼어 팔도제대로 못 올리고 제대로 앉기도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육군 모 사단에서 기품원에 보낸 전차병복 사용자불만 보고서에 따르면, 팔을 올릴 수없으며, 팔을 올릴 경우도 전차병복이 같이 따라올라 가면서 엉덩이 부분이 조이게 된다. 앉을 때도 허벅지와 무릎부분이 앞뒤로 심하게 당겨져 불편하며 앞으로 숙일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전차 정비가 제한되며 승무원실 활동도 크게 불편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차탄 적재를할 때도 밑에서 위로 올리게 돼 있는데 보급된 신형 전차승무원복을 입었을 경우 탄 적재에 상당한어려움을 겪고 있다. 엉덩이 부분이 심하게 조이게돼 탄을 놓치는 위험도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통기성이 전혀 없어 가만히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땀이 생겨 불편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기술품질원과 전차병복을 만든 업체는해당물품이 국방규격 그대로 만들어져 문제가 없다며 불만이 제기된 252벌이 전차병복에 대해 겨드랑이 부분과 허벅지 안쪽에 피복을 덧대주는 것으로 사용자 불만을 무마한 것으로 밝혀져 더욱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 의원은“지난해 단추 구멍이 없는 전투복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군은 내용을 숨기기에만급급했다”면서“시중 옷가게에서 산 옷이 불편하다고 옷감을 덧대서 수선해주는 경우는 없으며, 방사청은 문제가 생긴 전차병복 전수에 대한 물품 검사는 물론 일부에 대한 수선이 아닌 물품 전수를거둬들여 불편이 없는 제품으로 모두 교환해줘야한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전차병복은 육군에 8263벌, 해병대에1760벌이 지급됐으며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사단뿐만 아니라 다른 사단들이 똑같은 이유로 사용자불만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사용부대에서 보낸 사용자불만 보고서, 김광진 의원실 자료)


김 의원은 또 이번 국감에서 일선 장병들이 즐겨먹는 라면 계약에 있어서도‘웃돈 얹어주기’수의계약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방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유찰 수의계약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사청은 경쟁 입찰에서 입찰자가 없다는 이유로 개당 약 150원씩을 더 얹어 주고 지난해 기준 393만개의 라면을 수의계약을 한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27조에는 경쟁입찰을 실시한 결과, 입찰자가없어 다시 재공고를 하고 또 다시 입찰자가 없으면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사청은 이를 근거로 해마다 라면과 김치, 카레, 콩기름 등을 수의계약하고 있다. 김 의원은“해마다 300여개, 5000억원 규모의품목들이 경쟁입찰에 붙여졌지만 입찰자가 없다는이유로 수의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무기나장비 부속처럼 일부업체들만 제작하는 품목이라면이해하겠지만 생산할 수 있는 업체들이 많은 라면처럼 식품류가 입찰자가 없다는 이유로 더 높은 가격에 수의계약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식품류의 과도한 수의계약을 지적했다.
방사청의 라면 수의계약 규모는 2010년 443만개에서 2011년 234만개, 2012년 393만개 규모이며 경쟁입찰에서 납품 받는 규모의 30~40%(거래금액 기준)에 이른다.

업체와 청 간의 유착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방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신형 야전배낭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
월 방수가 되지 않는 특전사용 신형 야전배낭을 납품한 것을 밝혀냈다.

이 사업은 2010년 2월 육군 비무기체계사업단에서 신형 야전배낭 소요를 요청해 그해 7월 1일 A업
체가 신형 야전배낭 개발사업자로 선정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신형 야전배낭 방수기능에 대한 자체 실험 결과, 신형 특전사용 야전배낭은 실험 5분 만에 완전 침수됐다. 하지만 기존 특전배낭(2010년 납품된 연구개발 이전 배낭 명칭)은 10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침수가 되지 않고 방수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영상 주소 링크 http://bluepaper815.kr/ct0205/7194)
무엇보다 기존 특전배낭 재질은 시중에서 6700원짜리 두 겹(나일론66) 원단을 사용하지만 A업체는 단가를 올려 원가계산 때 1만860원으로 방사청에 허위서류를 제출했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또한 실제로 이 업체는 두 겹 원단 제품보다 약2000~2700원(60~70%) 싼 한 겹(나일론6)를 사용면서 배낭재질을 나일론66으로 원가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방사청이 제대로 된 단가조사를 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이 업체는 2010년 7월 신형 야전배낭 연구개발 사업 낙찰자로 선정될 당시 제안서 제출가격은14만원이었지만 개발 완료 후 배낭가격은 기존가격에서 2.5배나 늘어난 37만원으로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원가 부정행위 방산업체는 입찰 참가자격 제한과 부당이득 환수의 제재를 해야 한다”면서“단가를 올렸음에도 제대로된 단가 조사를 하지 않은 방사청과 기품원의 묵인을 용납할 수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유 위원장에게“국회법 제127조 2제1항에 따른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청한다”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저가원자재를 사용하고 규격이 미달된 60만조의 불량 방독면 안경을 기품원이20차례 걸쳐 품질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에납품돼 모두 소모됐다고 밝혔다.

방독면 안경은 국방규격과 KS규격에 따라 렌즈고정틀은 모넬(니켈함량 63%인 니켈․동합금)을 원재료로 사용해야 하며 이동고리관 조립체는 전체길이 10.5mm중 2.5mm가 막혀 있어야 한다.

하지만 2007년부터 4년간 군에 납품된 60만조의 방독면 안경은 모넬가격의 3분 1에서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저가의 양백이라는 원재료를 사용하고 이동고리관 조립체 일부가 아닌 전체가 다 막혀 있었다. 기품원은 이 사실을 불량 방독면 안경이 모두 소모된 지난해에야 품질검사가 아닌 제보를 통해서 안 것으로 밝혀졌다.
기품원은 방독면 안경에 대해 2007년 원자재 1회, 완제품 7회, 2008년 원자재 2회, 완제품 10회의 시험분석을 실시했다. 하지만 기품원이 품질보증 활동을 하겠다고 업체에 미리 통보를 해주고 찾아가 업체는 생산 중인 미달제품은 숨기고 기준에적합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속였고 결국 불량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기품원이 품질보증 활동을 하면서 사전에 업체에 방문을 통보하는 방식을 쓰는 것은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라면서“불시에생산점검을 하고 완제품에 대해서도 각급 부대 납품 이후에도 품질검사를 통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방사청 국감에서는 이밖에도 원점으로 돌아간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함께 전력증강 사업 지연, 대외군사판매(FMS)로 인한 예산 손실이 도마에 올랐다.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 명령을 내리는 탄도탄 작전통제소 구축 작업이 체계 결함으로 상당기간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은 업무보고를 통해“탄도탄 작전통제소전력화가 내년 6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탄도탄 작전통제소는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을저고도에서 탐지·궤적을 추적해 패트리엇(PAC-2) 부대에 요격 명령을 내리는 임무를 한다.

당초 지난해 말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체계 결함이 생겨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합참이 2006년 북한의 탄도탄에 대한 대응전력을 구비하기 위해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작전통제소 전력 소요를결정했다”면서“작전통제소의 개발이 지연되면서2100억원을 들여 이미 전력화가 완료된 조기경보레이더의 기능이 100%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패트리엇 미사일을 탑재하는 작전 차량의 수리부속 공급에도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방사청과 독일의 만트럭버스코리아가 맺은 패트리엇 작전 차량 수리부속구매 계약이 지난 5월 해지됐다”면서“독일 회사가 수리부속 3개 품목 13건이 단종되어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이행 불가 통보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이 정부 간 계약 방식인 대외군사판매(FMS)로 미국 정부와 거래할 때 선지급금을 미국의 상업은행이 아닌 중앙은행(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해 재정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감사원의 FMS 방식의해외무기 구매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를 근거로“미국 정부가 FMS의 대표적 단점이었던 계약이행보증금 납입·물자대금 선지급(6개월분)과관련한 제도개선을 했다”면서“하지만 방사청이제도개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업무에도 적용하지 않아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방사청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FMS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미국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해 1450만 달러(약 160억원)를 손해봤다는 것이 김 의원의주장이다.

상업은행에 예치했으면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데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미 중앙은행 현금 예치해 국가재정에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원점 검토로 크나큰 오점과홍역을 치른 방사청이 올해 국감에서 국방위원들의강한 질타와 비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군 안팎에서는 이미 방사청이 새로운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