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젊음 바친 병사들은 위대하다” 故 채명신장군 가족 문정인 여사 ‘군·국민에 감사 편지’
지난 11월 25일 작고한 채명신 장군의 유가족 문정인(84) 여사가 채 장군의 영결식에 보내 준 국민들과 군의 성원에 진정어린 감사의 편지를 인터넷에 올려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2월 5일 인터넷에 올린 문 여사의 편지는‘그 남편에 그 아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문 여사의 편지 전문을 소개한다
“제 남편 채명신 장군은 지난 11월 25일 오후 3시 12분 생일을 이틀 남겨 놓고 88살의 일기로 제 곁을 떠났습니다. 평소 남편은 동작동 제2묘역에 누워 있는 병사들을 창문을 통해 가리키며 당신도 월남에서 생사를 같이 한 그 병사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조국을 위해 젊음을 바친 병사들을 위대하다고 하셨고 오늘의 당신이 있는 것도, 오늘의 조국이 있는 것도 다 그 병사들의 희생 위에 터 잡은 것이라며 먼저 산화한 병사들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하셨습니다. 병사들과 똑같이 화장하고 병사들과 똑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묘비를 세워달라 부탁하셨습니다. 어려운 부탁이었지만 대통령께서 친히 저희 부부의 소원을 들어주셨고, 그래서 남편은 동작동 현충원 제2묘역 앞자리에 그 병사들과 함께 누워 계십니다. 육군장이라는 과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지난 11월 28일 영결식에 이어 안장식에 이르기까지 만 나흘 동안 육군참모총장님을 비롯한 많은 장병께서 애쓰시며 정성껏 도와주셨고, 수를 알지 못할 만큼 많은 국민들께서 먼 길 찾아 조문과 위로를 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 이 인터넷 공간을 찾았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정중히 예의를 갖춰 감사 말씀을 드려야 하겠지만, 제 처지가 그렇지 못해 결례를 무릅쓰고 이런 방법으로 대신하게 됨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분한 축복을 받은 저는 하루에 두 차례씩 남편이 누워 있는 귀한 곳을 찾아갑니다. 찾을 때마다 많은 시민이 남편의 묘를 찾아오셔서 예를 표하고 계셨습니다. 이것이 제 남편이 누리는 축복일 것입니다. 이런 축복을 허락해 주신 대통령님과 이를 위해 애써 주신 여러 분들께 저는 이 세상 하직할 때까지 감사한 마음 간직하고 살 것입니다.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시지는 못하셨어도 곳곳에서 고인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계실 모든 국민들께 고인을 대신해 깊은 감사와 뜨거운 사랑의 뜻을 드립니다. 2013년 12월 5일 채명신 장군 가족 문정인 올림
▲고 채명신 장군의 부인 문정인 여사(왼쪽)가 지난 12월 20일 한국언론인연합회 이상열 회장으로 부터 2013년 제13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호국안보부문 특별대상을 받았다.
▲문정인 여사가 고 채명신 장군을 대신해 수상자 소감발표를 하고 있다.
▲제13회‘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수상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시상식이 끝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죽어서도 참군인’채명신 장군이‘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지난 11월 세상을 떠나 장군으로는 처음으로 국립서울현충원 병사 묘역에 묻힌 채명신 장군이 사단법인 한국언론인연합회(회장 이상열)가 시상하는 제13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채 장군은 지난 12월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주니퍼홀에서 열린 2013 제13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시상식에서 호국안보 부문 특별 대상을 받았다.
채 장군은 생전의 업적을 높이 인정 받아 고인으로는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다. 채 장군의 부인 문정인(84) 여사가 시상식에 참석해 대상 상패를 받았다. 이상열 회장은 “고 채명신 초대 주월사령관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혼신의 힘으로 국가 보위에 몸을 바친 참군인으로 그 정신을 기리고자 처음으로 고인에게 호국안보 부문 특별 대상을 시상했다”며 “고인은 장군에게 주어진 특전을 마다하고 병사들 곁으로 돌아가면서 참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채 장군은 6·25 전쟁 당시 국내 처음으로 특수유격전(게릴라전) 부대였던‘백골병단’을 지휘했으며 베트남전 때는 초대 사령관으로 참전해 탁월한 용병술을 자랑한 베트남전의 영웅으로 전우애를 강조하는 참군인의 표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