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

국방부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지난 3월 6일 「국방개혁 기본개혁 2014~2030」을 발표했다.
국방개혁은 변화하는 안보환경과 미래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국방역량과 국방태세를 구축해 나가는 국방의 주요 업무로서, 역대 정권마다 관심을 가지고 추진했던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다가 2006년 12월 28일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으로서 5년 단위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3년 마다 이를 수정 보완하는 것으로 제도화되었다. 따라서 금번에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은,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2년 8월에 수립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의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현 정부의 개혁의지를 반영하여 국방개혁의 추동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계획을 발전시켰다고 한다.

또한 새로 수립한 국방개혁 기본계획은 한미동맹의 발전과 남북 군사관계 변화추이 등 국내외 안보정세와 국방환경의 변화요소 그리고 지금까지의 국방개혁 추진실적을 분석 평가하여 반영했으며, 특히 본 계획에는 박근혜정부의 「국가안보 전략지침」을 구현하고, 국방 분야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방계획 기본계획 2014~ 2030」에 대하여 대부분의 안보전문가들은 시의적절하고 현실성 있는 계획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자주국방을 위한 전력증강노력의 후퇴라든가, 북한의 대남정책과 한반도 안보정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계획이며, 또한 국방비 확보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등의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독자들의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위해 본 계획의 정확한 내용과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정리해 봤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내용
국방개혁 기본계획은 크게 군구조 분야와 국방운영 분야로 구분하여 9개의 대과제와 38개의 소과제로 편성되어 있다. 먼저 군 구조 분야에서 본 계획은, 한반도 작전환경에 대비하고 합동성 강화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합참 중심의 전구작전 지휘 및 수행체계를 구축한다는 지휘 구조 하에, 미래사령부 조직을 편성하여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시 연합 지휘통제 역량을 강화하도록 하였다.
북한의 비대칭 전력과 국지도발 및 전면전 위협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구비하는데 중점을 두고, 2022년까지 상비 병력을 52.2만 명으로 감축하기 위한 시행 계획을 구체화 하였다.
현 안보상황을 고려하여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개혁을 추진하기 위하여 전력증강을 위주로 하는 부대는 조기에 개편하고, 병력을 감축하는 부대는 시기를 늦추는 등 부대 개편 시기를 조정하되 모든 부대 개편은 기존 계획의 목표연도 2030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겨서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폭 60Km, 종심 120km의 책임지역을 담당하는 군단 중심의 작전수행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기로 하고, 1·3야전군을 통합하는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의 경우 현재의 안보위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와 연계해 창설시점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하여 Kill Chain, KAMD 등 탐지·식별, 결심, 타격능력을 강화하고, 전략환경의 변화에 따라 미래 지향적 자주국방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KDM-III, F-X, 항공우주감시능력 구비 등 첨단 전력들을 계획에 반영하였다.
국방운영 분야에서는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장병 복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초급간부의 장기 선발 비율을 확대하고, 군 어린이집(2019년도 200개 이상)과 전역군인의 일자리 추가확보(2017년도 5만개)를 추진한다. 한편 상비군 수준으로 예비전력을 정예화하기 위해 동원예비군을 권역화 관리(현 13개→2개)하고 여단단위(44개)로 과학화된 훈련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군수 운영 혁신을 위해 군 물류체계를 개선하고 군 책임운영기관을 추가로 지정하는 등, 고효율의 선진 국방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중점 추진사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살펴본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 2030」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안보전문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몇 가지 선결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적정 국방비의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만일 적정 국방비의 확보 없이 부대와 병력만 줄인다면 오히려 국방개혁으로 인해 군사력이 약화돼서 국가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과거 「국방개혁 2020」을 추진하면서 국방비는 2007〜2020년간 연평균 8.8% 씩 증가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실제로는 연평균 4.5%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국방개혁에 큰 차질을 초래하여 국방개혁의 목표연도를 2030년까지로 조정하게 된 것이다.
국방부가 2013년 7월25일 국회에 보고한 ‘2014~2018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간 214조5천억 원의 국방예산이 소요되고, 매년 국방비는 연평균 7.2% 증가해야 한다. 이는 2012년 ‘2013~2017 국방중기계획’에서 밝힌 연평균 증가율(6.0%)보다 1.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무기구입에 쓰는 방위력개선비는 70조2천억 원으로, 연평균 10.6%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2014년도 국방비는 4%증가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갑자기 7%이상으로 국방비를 증가시키는 문제에 관하여서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리더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북한 및 주변국 위협의 변화를 고려하여 병력 감축시기를 융통성 있게 조절해야 한다. 금번 계획에서는 해·공군은 병력 감축이 없는 반면, 육군의 경우 2022년까지 상비 병력을 52.2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최근 북한 내의 예측할 수 없는 정세변화와 북한의 각종 도발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감축시기를 2022년까지로 못 박지 말고 동북아 주변국 및 북한의 정세와 위협 변화, 통일 여건 조성 등의 변화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의 적절하고 신축성 있게 병력감축을 추진하는 것이 북한의 오판을 방지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에 국 내 외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지상군 부대의 감축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본다. 또 한편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남북 군축 문제가 대두될 것이 자명한 데 군축에 유리한 협상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감축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 된다.
셋째, 군단중심의 작전수행을 위해서는 독립작전능력을 완비해야 한다.
소 야전군 개념의 군단을 편성하여 단일 지상작전사령부 지휘 하에 운영한다는 개념은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 왔다. 이번 계획에서는 미래 군단의 작전지역을 폭60km, 종심 120km로 구체화 하는 작전개념도를 2014년 3월 7일자 국방일보에 제시하고 있다. 군에서 많은 연구를 하였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위협과 한국적인 작전환경에서의 무기체계와 지휘통제시스템 운용, 그리고 연합 및 합동작전 운용 등을 미래의 상황에 맞도록 발전시키는 일이다. 또 이를 위한 교리 개발, 간부들의 지휘통제 훈련과 FTX, 합동연습 및 훈련 등 여러분야가 국방개혁 시기에 선행하여 새롭게 개발되고 숙달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과감하게 비군사 분야에 대한 민영화가 추진돼야 한다.
육군의 경우, 목표연도 병력 규모가 현재보다 11.1만 명이 감축된 38.7만 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방부/합참/육군본부, 야전군 및 군단 사령부를 충원하는 인력 외에 대부분의 병력은 사단 급 이하의 전투부대를 편성하는 인력으로 충원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비전투분야 기능 즉, 전투근무지원분야와 교육훈련 분야에 속한 업무는 과감하게 민간위탁을 하여야 한다. 민간 위탁을 통하여 국방예산의 절약과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간부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인건비가 증가되기 때문에 일괄적인 간부 비율 증가가 아니라 전투부대의 간부비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비전투분야는 민간 위탁을 하면 인건비의 추가적인 증가 없이도 전투부대 간부 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예비역을 주축으로 하는 소위 민군기업의 설립을 국방부의 주도하에 예비역 단체 및 기관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