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사회에 나와 보니 무력감을 느낍니다.”
최근 소령으로 전역한 A씨는 취업상담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23년 동안 오로지 군 생활에만 전념했다는 그는 전역을 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군 생활동안 재취업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탓에 지원하는 회사마다 그를 외면했고, 그나마 겨우 취업한 중소기업마저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급여조건 때문에 퇴사했다. 결국 현재는 월 15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해나가고 있다.
반면, 예비역 소령 B씨의 사례는 사뭇 다르다. 평소 보안경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전역 전부터 필요한 자격증과 어학능력을 키웠다. 그리고 본인의 이력서를 꾸준히 보완하며 보안경비 쪽으로만 집중하여 지원하였다. 그 결과, 전역과 동시에 D건설 해외현장 보안팀장으로 선발되어 이라크 현장으로 파견되었고, 지금은 프로젝트 단위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위 사례는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수많은 군간부의 전역 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방취업지원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역 간부의 약 15%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 중 약 2%만이 상장기업에 취업을 했고, 나머지 13%는 중견 또는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취업에 실패한 85%는 다시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전역하는 후배들과 또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사회진출은 전역간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역을 앞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취업할 수 있을까?
우선 본인의 군 경력이 활용될 분야를 확인하자. 비전투병과(재정, 병참, 병기, 수송 등)는 사회에서 많이 우대받고 있으나, 전투병과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전투병과는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봤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으므로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학교기관에서 훈육관 및 교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경우에 대학교 학군단 교관으로, 동원사단에서 근무했다면 각 지역 예비군연대 실무자로 지원할 수도 있다. 또, 자격조건이 충족될 경우 군무원 특별채용을 통해 공직으로 나갈 수 있는 길도 있다. 일반 사회인과 다른 군 경력을 사장시키지 말고 잘 활용하는 것이 취업성공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본인의 경력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찾고, 그 분야에 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전역한다. 그래서 어떤 직무를 희망하는지 물어보면 ‘어떤 일이든’, ‘사무행정직’,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은 담당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을 채용하지, 전역간부라고 해서 무조건 좋게 보고 채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역하기 전부터 진로를 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자신만의 이력서를 작성해두자. 잘 작성된 이력서는 인사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대개 군인들은 지휘관에게 드릴 보고서는 수십 번 수정·검토하지만, 정작 본인의 이력서는 대충 작성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한 방산업체가 전역간부를 채용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냈는데, 50여 명의 지원자의 이력서 내용이 부실하다고 판단하여 전원 불합격시킨 사례가 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력서를 끊임없이 검토·보완해야 하며, 특히 지원기업의 우대조건이 가장 먼저 드러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사회는 군과 다르게 자기계발을 강조한다. 얼마 전 N은행의 부장이 임원 진급을 앞두고 너무 피로한 나머지 어금니가 3개나 빠졌다.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임원 평가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C그룹 인사팀 대리는 주말에도 8시간씩 인사 실무교육을 받으러 간다. 인사팀에 근무하는 본인조차 언제 그만둘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과 다르게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계속해서 본인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현재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다고 해도 사회진출은 피할 수 없다는 예정사항이다. 이러한 점에서 당신은 준비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시 준비를 해야 된다는 생각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평화로울 때 미리 준비해야지, 전쟁이 터지고 나서 준비하는 건 무의미하다. 남들과 다른 군 경력과 사회인에 맞먹는 준비성이 갖춰지는 순간, 당신의 사회진출은 성공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