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끓는 마음 철갑에 싣고, 전차야 나가 자 백두산까지. 싸우자 이기자 지상의 왕자여. 장하다 그 이름 제2기갑여단.” 지난 10월 새롭게 전입을 와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2기갑여단 부대가의 한 부분이다. ‘지상의 왕자’라는 표현 만 보더라도 정예 기갑부대로서의 자부심이 흘 러넘친다. 6·25전쟁 당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1950년 6월 25일 적의 불법 남침으로 벌어졌던 비극. 선 배 전우들은 단 한 대의 전차도 없이 맨몸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그러다 보니 피해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휴전 이후, 우리 군은 전쟁의 승 패가 전차 중심의 기갑 전력인 것을 깨닫고 기갑 부대 창설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 2기갑여단도 창설되었다. 1968년 4월 1일 경기도 양주에서 M48 3K 전차 42대로 창설된 2기갑여단은 1973년 현 위치인 경기도 파주로 이동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통일로의 호랑이’라는 부대 별칭에서는 강력한 전차와 함께 조국수호의 선봉으로서 역할을 다 해달라는 염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전차 는 적에게는 공포를 주고,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 는 핵심전력인 것이 틀림없다. 한 달여의 짧은 기간이지만 전차가 기동하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는 수많은 부대원들을 보면서 전투원으로서 그들의 책임감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부대 슬로건이다. “적의 심장까지 끝까지 기동하 라!” 이 얼마나 가슴 뛰게 하는 표현인가? 만일 적이 도발한다면 적의 심장부까지 전차를 기동 하여 승리의 문을 열어젖히고야 말겠다는 뚜렷 한 목표의식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목표 를 가슴에 품은 전투원들이 어느 전투에서인들 승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우리가 흔히들 부대마크라고 부르는 부대표지 는 곧 부대를 상징하며, 그 부대가 나아가야 할 목표를 내포한다. 우리 2기갑여단의 부대표지 또한 그렇다. 기갑부대를 상징하는 마름모(◇), 공격적인 전투의지와 북진통일을 의미하는 화살 표( ), 우리가 수복해야 할 북한땅과 우리가 지 키고 보존해야 할 대한민국( ), 그리고 숫자 2로 구성되어 있다. 부대표지는 부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2기갑여단 전우들은 부대표지 의 의미를 마음 깊이 새기고, 어떠한 상황 속에 서도 우리나라의 안보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다 짐을 매일 이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느끼듯 10여 년 동안 군 생활 을 해왔던 나에게도 기갑부대는 생소하기만 했다. 그래서 2기갑여단에 전입을 온 후, 빠른 시일 내에 부대에 적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 는 중이다. 2기갑여단은 부대 단독으로 제병협동작전이 가능한 전투부대이다. 강력한 기동성과 충격력 을 가진 전차대대와 기갑수색중대, 어떠한 환 경에서든 적에게 맞서서 용맹하게 전투할 수 있는 기계화보병대대, 막강한 화력과 신속한 기동력을 가지고 있는 자주화된 포병대대는 적 의 도발의지를 철저히 꺾어놓을 수 있는 능력 과 태세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또한 전투근무 지원대대, 공병대, 방공대, 정보통신대, 정보중 대, 화생방중대, 본부근무대 등은 변화무쌍한 전장을 주도하기 위해 든든하게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또한 핵심장비로는 적보다 우세한 파괴력, 유 효사거리를 가지고 디지털 전장관리체계, 피아식별장치, 전·후방 감시카메라 등 첨단 무기체 계가 탑재된 K1A2 전차와 40km의 긴 사거리에 분당 6발을 사격할 수 있으며 신속한 기동이 가 능한 K-9자주포, 지대공 유도미사일이 장착된 비호복합 등을 갖추고 있다.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음에도 실 제 전투현장은 한치도 예측하기 어렵기에 2기갑 여단은 전투상황을 가정한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진행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 전투임 무를 부여받더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육군의 최 정예 전투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밤낮없이 피나 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쾌적하고 현대화된 복지시설과 밝고 활기찬 병영 분위기는 부대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등병에서 부터 여단장님까지 모두 함께 존중과 배려의 문 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모든 부대원 들에게 의견수렴의 창을 열어놓아 선진병영문 화를 조성하고 삶의 목표가 분명한 군인이 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 또한 주저하지 않는다. 2기 갑여단은 국방개혁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 에 발맞추어 미래기갑여단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하고 있다. 전장을 가시화할 수 있는 네트워 크 지휘통제체계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지휘관 이 적 핵심표적을 조기에 식별·판단·결심할 수 있도록 드론봇을 포함한 첨단 정찰장비 전력화 도 앞두고 있다. 부대전입 후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나에게 있어 2기갑여단은 정말 멋진 부대이다. 기갑부 대의 특성 상 전차를 운용하기 위해 간부들의 비 중이 다른 부대들보다 높고, 맡겨진 임무별로 숙 달되어 있다 보니 용모에서도 자신감이 비추어 진다. 이러한 자신감은 이들을 따르는 용사들에 게도 전염되어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전혀 주저 함이 없다. 전 부대원들이 전우로서 함께한다. 우리 2기갑여단의 정신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 는 것에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 편의 시가 문득 나의 가슴을 두드린다.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 저 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결국에는 절망이라는 벽을 함께 넘어서고야 마는 2기갑여단. 새롭게 포효하는 통일로의 호 랑이. 전차가 기동하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쿵 쾅거리기 시작한다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시나브로 통일로의 호랑이로 거듭나는 순 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