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총사업비

김귀근
연합뉴스 국방부 출입기자
threek@yna.co.kr


이내에 있는 기종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기종 선정안으로 상정될 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 본부장은‘F-15SE 하나만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는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에서도“종합평가는 상대적비교를 해서 F-35A, F-15SE, 유로파이터 등 3개 기종 모두 하지만 최종안은 1개 기종만 상정될 것”이라며“방추위의 역할은 (1개 기종의) 가
부만 결정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부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3개 기종을 모두 비교평가해서 방추위에서 승인한다거나 구매 조건을 변경하거나 가격이 맞지 않은 기종을 올려서 추후 예산을증액한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사업비 한도를 초과하지 않은 보잉의 F-15SE를기종으로 선정하거나 아예 그간 진행해온 입찰 절차를 원점으로 돌리고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다는 발언으로 해석되
고 있다.

하지만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한다면 지금까지 입찰에 참여해온 업체들로부터 국제적인 소송을 당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사업 재검토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방추위원장 김관진 국방장관, 큰 부담 안아
기종 선정 결정권한이 있는 방추위가 내달 추석 전에 열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방추위는 김장관이 위원장이고, 이용걸 방사청장이 부위원장
을 맡고 있다. 합참, 국방부, 각 군의 참모차장. 그리고 방사청 차장, 방사청 본부장, 민간 전문가 등 약 20
여 명으로 구성된다. 방추위는 방위사업의 최고의결기구이다.
F-15SE와 유로파이터, F-35A는 8월 23일 방사청에 가계약서(초안)를 제출했다. 총사업비 8조 3천억
원 초과로 최종 기종선정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유로파이터와 F-35A도 가계약서를 제
시하면서 F-X 사업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가계약서 초안 검토에는 통상 2∼3주 걸린다. 방사청은 가계약 뒤 3개 후보기종 모두를 대상으로 일주
일간 종합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3개 기종이 모두 종합평가를 받지만 9월 중순 열릴 예정인 방사추위에는 사업
비를 충족한 F-15SE를 선정해달라는 내용의 차기전투기 기종선정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투기의 성능과 가격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종합평가에서 F-15SE가 우수한 점수를 받으면 최종
기종으로 선정되겠지만 사업비를 초과한 다른 기종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 방추위에서 논란이 될 가능
성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F-15SE의 성적이 좋지 못하면 방추위가 방사청이 상정한 안건을 부결시키면
서 가격입찰을 다시 하거나 예산을 증액하라는 부대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F-X 기종 선정 작업이 종착역에 이르렀지만, 김 장관을 비롯한 정부와 군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
다. 유력한 후보로 남은 미국 보잉 F-15SE의 성능을 놓고 나오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정부와 군의 발목
을 붙잡고 있다.

특히 일본이 스텔스 전투기인 F-35 43대를 도입하고, 중국과 러시아도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과
T-50을 각각 독자 개발하는 등 주변국의 항공력이 급부상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2019년이면 우리나라 전투기는 100여 대 가량 부족해진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당장 아무 기종
이라도 선택해야 하지만 팽창하는 주변국의 군사력에 대응하고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갖추려면 국가전략
무기 차원의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F-15SE, 미래 영공방위 책임질 수 있나
방사청의 최종 입찰에서 유일하게 정부가 제시한 가격 범위를 초과하지 않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F-15SE가 미래 위협에 대응한 든든한 전투력을 갖춘 비행기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
다. 보잉은 F-15SE가 고객이 요구하는 전례가 없는 생존성과 우수한 공격력을 갖춘 고성능 전투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부에 탑재된 무기들은 전쟁 초기 공대공, 공대지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이 시스템은 적
레이더파가 전투기를 탐지하는 면적(RCS)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탐지거리 200km가 넘는
신형 AESA 레이더(APG-82)는 지상 이동 표적을 추적하고 해수면의 탐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적진의 고해상 지형도를 실시간 조종사에게 제공해주는 기능은 적을 먼저 보고 먼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준다.

마하 2.5의 최고 속도와 무기를 모두 탑재하고 작전하는 반경이 1,200∼1,500㎞에 이른다. 최대 이륙
중량은 36,000㎏으로 가장 많은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이런 우수한 성능을 갖췄음에도 일각에서는 스텔스 기능이 약해 적진으로 은밀 침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전 초기 적진에 몰래 들어가 전쟁지휘부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를 궤멸시켜야
하는데 기체 덩치가 크고 소음도 커 효과적인 작전을 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군의 한 예비역 장성은“F-15SE는 F-15K보다 개선된 전투기는 맞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면서
“내부 무장 시스템과 스텔스 칠은 적 레이더 탐지거리를 조금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
문에 F-X 기종은 말 그대로‘차세대’(Next Generation) 전투기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F-15SE가 미사일 등은 내부화하고 외부 연료통은 달 수 없도록 설계한다는 것을 놓고 이 경
우 작전거리는 600km, 비행시간은 10여분으로 F-15K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변국은 스텔스기 개발... 앞으론 무인전투기 시대 도래한국이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은 스텔기를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 중이다. 일본은 지난 2009년 미국의 도입 제안을 받은 뒤 2011년 12월 F-35기를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선정, 총 4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완제품으로 4대를 구매하고 4대는 일본에서 미국과 공동 생산하며, 나머지 34대는 일본이 기술을 이전
받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내용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당초 F-22 랩터기를 차세대 주
력 전투기의 유력 기종으로 검토했지만 동맹국에 공급할 주력 기종으로 F-35를 밀기로 한 미국 정부로부
터 제안을 받은 뒤 F-35로 방향을 틀었다.

결정 과정에서 방위성과 항공자위대는 F-35와 함께 미국 보잉사의 FA-18E/F, 유럽연합(EU)의 유로
파이터를 후보군에 올려 놓고 검토를 했다. 결국 전방위적인 최신 스텔스 성능이 있는데다 지상 레이더와
이지스함 등의 정보를 통합해 조종사에게 전달하는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F-35
로 낙점했다.
가격은 2016∼2017년께 처음 들여올 4대분에 대해 102억엔(1천 176억원)으로 합의했다. 당초 예상 가
격은 99억엔이었지만 생산이 지연됨에 따라 인건비 등이 늘어나자 미국 측은 일본에 단가 인상을 요구했
고, 일본은 이를 받아들였다.

일본은 거액을 미국 방산업체에 안겨주는 대신 미국 측으로부터 상당한 반대 급부를 받아냈다. 일본 기업
이 최대 40%까지 부품 제조에 참여하는 한편 예외적으로 기체에 관한 기밀 정보를 건네받기로 했다는 게 일본 매체들의 보도 내용이다. 미국으로부터 고액의 전투기를 사는 대신 기술을 이전받고, 자국 방위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종 선정, 가격 책정 등의 면에서는 미국에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초강대국 미국을 등에 업을 수 있는 미국산 무기도입 사업을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 달성에 적극 활용한 셈이 됐다.

중국은 지난 2011년 1월 중국 쓰촨성 청두의 한 공군 기지에서 독자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
(殲)-20(J-20)의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J-20은 현존하는 세계 최강 전투기인 미국의 F-22 랩터를 겨냥해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다. 이 전투
기의 자세한 성능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그렇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J-20이 비교적 완벽한 스텔스 기
능 등 대체로 F-22와 대등한 전투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제기가 4대까지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J-20의 개발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척됐다. 이미 기초적인
이착륙 시험 단계를 넘어 고난도 기동 연습과 무장 운영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속도에 비춰
볼 때 일각에서는 J-20이 이르면 2018년께 일선 작전 부대에 실전 배치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J-20의 실전 배치는 중국의 항공모함과 더불어 동북아 지역의 군사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
로 예상된다.

중국 공·해군은 현재 구형 수호이(Su)-27을 베낀 J-11과 독자 개발한 J-10을 주력기로 운영 중이다.
이 전투기들은 일본 항공자위대의 주력기인 F-15J와 한국 공군의 최첨단 전투기 F-15K보다는 상대적
열세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스텔스 기능을 갖춘 중국 전투기의 등장은 동북아 지역 공군 전력의 판
도를 일거에 뒤흔드는 전기가 될 것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작전 반경이 2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J-20은 한반도 전역에서 공중 급유를 받지 않고 상당 시간
작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도 J-20의 활동 범위에 든다.
중국은 미국의 F-22와 대적하기 위해 J-20을 개발하는 동시에 F-35 라이트닝에 필적하는 5세대 스
텔스 전투기 젠(殲)-31(J-31)도 연구개발 중이다. J-31의 모습은 맞수인 F-35와 꼭 빼닮았다. 그래서 일
각에서는‘짝퉁 F-35’라는 비야냥 섞인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러시아도 자체적으로 T-50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대공레이더 기술의 진화로 영원한 스텔스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텔스
기가 공중에 뜨면 대공레이더에는 조그만 물체로 나타나지만 레이더 탐지 기술이 진화해 결국 일반 전투
기와 같이 잘 포착할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스텔스기보다 빠른 마하 9까지의 지대공 미사일 기술도 곧 개
발될 것으로 보여 결국 영원한 스텔스기는 없을 것이란 주장이 많다.
이 때문에 앞으로 스텔기를 대체해 무인전투기가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텔스 도료와 스텔
스 기술을 적용한 스텔스 무인전투기가 개발되면 유인 전투기 시대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항공전문가들
은 앞으로 20~30년이면 이런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