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석
남북청소년교류연맹 총재
통일교육협의회 공동의장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언 10개월여가 경과하고 있다.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은이 기간 동안 박대통령은 미국-중국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ASEAN-APEC 정상회의 및 인도네시아-브루나이공화국-필리핀-폴란드 등과의 잇단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크게 신장시켜‘세계선진국’에의 토대와 기반을 굳게 다져 놓았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내부에는 노령기초연금, 전교조, 동양사태,이석기사건, 국정원의 선거개입,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등 그야말로 숱한 난제難題들이‘뜨거운 감자’처럼 대두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민족상잔의 대비극을 불러일으킨 북한은 과거의 죄악에 대해 자성(自省)하기는커녕“앞으로 3년내에 무력으로 청와대에 인공기를 꽂겠다”는 장담을 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 상당수는“무엇이, 어떻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
에 관한 현실인식이 없이 자기의 개인적 이익과 단체-조직의 이해관계에만 천착하여 우리가 처한 분단상황을 “강 건너 등불을 보는 듯한” 행태를 나타내고 있어 자못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국가의 안위安危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국민의 신성한 대표기관인국회에서는‘국정감사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정파政派 간의 이익을 둘러싸고 연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우리 헌법 제1조에는“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은‘민주공화국’을 만들고 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개인이 민주적이고 올바른 국가관을 응당 지녀야 할 신성하고 소중한 의무를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과 단체의 국가관을 의심케 하는사례들이 종종 발생되고 있으며, 일부 국회의원들은 기본적인 국가관도 결여한 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등 헌법 수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국가관’과‘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음미와 해석을 함으로써 지금우리가 처한 분단의 특수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토대로 우리 국가의 미래를 조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민주주의’는 일찍이‘링컨’이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제시하였듯이“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로 이 세상 만물 중 그 어떤 존재보다도 귀중한‘인간의 존엄성’에 최고의 가치를부여하는 이념이자 제도로 그 양대 축으로‘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는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공선을추구하는 정치제도로,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진정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문제이다.

더욱이 요즈음 우리의 청소년들은 미래 통일시대의주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바림직한 국가관은 물론이고 통일에 대한 의식이너무 부족한 것처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자못 걱정이 앞선다. 세계 유일의 155마일에 이르는 휴전선상에서“쥐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는 초긴장상태에 처해있는 분단국가”에 살고 있으면서도 현재 상당수의 청소년들은 이런 한반도가 처해 있는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필자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청소년’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싶다. 정부가 제정한‘청소년기본법’제3조 1항에서는 그 대상을“9세 이상 24세 이하”고 규정하고 있으며, 1990년 5월에 제정된‘청소년헌장’에서는“청소년은 통일시대의 주역으로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익힌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통일교육 또는 학교통일교육을 시행함에 있어 보수진영에서는 주로‘안보교육’을, 그리고 진보진영에서는‘평화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하지 못한 채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즉, 청소년들은 정부나 각급 학교 및 사회단체들로부터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고 청소년교육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의 이념성향에 따라 상이한 통일교육과 국가관교육이 시행되고 있음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은“청소년은 배움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고, 자아를 실현해 갈 권리를 가진다”는‘청소년헌장’의 내용과도 크게 배치되는것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현상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사례가 최근 몇몇 관련기관이나 단체에서 실시한 청소년교육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즉 이 조사에서는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한국전쟁을‘남침’이 아닌‘북침’으로 알고 있다는 응답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말하는‘북침’이란 어떤 것인가? 청소년들은 북한에서 남한을 침략했기 때문에‘북침’이라고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들이 내용과 뜻은 이해하고 있지만, 결국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교육을 시행하는 주체가 잘못을 저지른 결과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이‘남침’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며, 또한 더 이상무분별하게‘북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에 따라 평화통일정책을 수립하여 꾸준히 추진한다”라는 헌법 4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국가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장기적이고 고착화된 분단상황을 극복하여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정부는 남북한 간의 화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군軍은 철두철미한 안보태세를 구축해야 하며, 사회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존재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는 가운데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떤 국가관을 심어줘야 하겠는가? 국가관의 기본은 바른 자세로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며, 경건한 마음으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하는 등 나라를 사랑하는 국가관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에 청소년은 학창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확고한 국가관을 토대로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청소년들이 국가관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조건 청소년 탓만 할 것이아니라 우리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을 잘못 가르친 것이 있는가 하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올바른 국가관교육을 통해 평화통일을 실현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을 하는 주체들이 청소년들에게 미래 통일한국의 주인공임을 확실히 인식시키고, 평화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신념을갖도록 하면서 청소년들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자신의 꿈과 미래의 비전을 실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줘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은 앞으로 청소년들의 몫이자 책임이라는점을 분명히 인식시켜 청소년들이 영구적 평화를 누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노력을 경주하도록 따뜻한 격려와 함께 용기를 북돋아줘야 하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의 도리이자
의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