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저히신뢰할 수없는 집단이다


김종원
아시아투데이 정치부 차장
kjw8619@gmail.com


“북한은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다. 비핵화 조약을 맺고 수많은 합의에 서명하고도 핵무기를개발하는 집단이다. 국민들을 굶어 죽이면서 핵과미사일을 개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30년 전 버마(지금의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때유일하게 살아남은 이기백(82) 전 국방부 장관은 지
난 10월 9일 자택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북한은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983년 10월 9일 오전 10시27분 아웅산 묘소,그는 당시 합참의장으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공식 수행했던 18명의 장·차관급 인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목숨을 건졌다.

이 전 장관은 머리와 배에 파편이 박히고 다리가서까래에 깔려 크게 다쳤다. 하지만 그의 부관이추가 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들어 그를 구해냈다.

이 전 장관의 목숨을 구한 부관은 전인범(55·육사 37기) 장군이다. 이 전 장관은“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북한은 본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면서“남한에 대한 적화통일과 무력통일, 공산화에는 변화가 없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불신을나타냈다.

이 전 장관은“아무리 공산주의 체제라고 하지만 중국도 개혁·개방의 노선을 걷고 경제 민주화가 됐으며, 소련(지금의 러시아)도 변했다”면서“북한은 개방하면 3부자 세습독재체제가 무너진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어 개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장관은“최근 개성공단 재가동과 이산가족 상봉 무산만 봐도 북한이 장기적인 전략 전술에따라 움직인다”면서“진짜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통치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300만명 국민을 굶겨 죽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압도적인 군사력과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북한의 아웅산 테러 때 유일하게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전인범 장군이 생명의 은인”이라면서“또 하나는 한국의 합참의장을 구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 비상 때나 긴급 출동하는 미군의 응급 의료 항공기를 급파해 준 강력한 한·미군사동맹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 당시 이 전 장관은 열악한 미얀마 현지 군 병원에서 일단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사실은 미군 최고의 의료 항공기로 후송되는 도중에 수술을 받지못했다면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만큼 미국은 한·미 군사동맹을 중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은 5개 항공모함 전단과 1200대의 항공기, 190척의 함정, 59만명의 병력을 자동 증강하게 작전계획에 돼 있다”면서“한국군의 능력을 과소 평가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엄청난 미국의 전력을 대북 억
지력에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는 제2의 아웅산 테러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군과 국민들이 확고한 안보관과 군사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장관은“요즘 북방한계선(NLL)이나 이석기 의원,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원자력 발전소 납품 비리 등을 보고 있으면‘왜 내가 이런 세상에살아야 하나’라는 비애감마저 든다”면서“군대는투철한 정신무장과 임무완수, 절대복종, 부하에 대한 사랑으로 무엇보다 군인 기본 자세가 확립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그래도 국가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 우리군과 장병들에게 찬사와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은 올해 아웅산 테러 30년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미얀마 현지 추모비는 오는 12월 20일이나 그 이전에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래계획은 30년이 되는 10월 9일을 기해 준공하려고했지만 미얀마 정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국제 간 협력 문제가 있어 미뤄지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아웅산 순국 사절 현지 추모비 건립위원회 고문도 맡고 있다.지난 3월 출범한 민관건립위원회(위원장 권철현세종재단 이사장)는 미얀마 양곤의 아웅산 국립 묘역 안 경호동 부지(260㎡)에 7억 3,000만원을 들여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생존자인 이 전 장관과 고 서석준 부총리의 부인인 유수경 국민대 명예교수, 고 함병춘 비서실장의 아들인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전 장관과 유가족들은 해마다 10월 9일 순국자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북한 테러, 단 한 순간도 잊은 적 없다”
“의장님 구해야 한다”군인정신 철두철미



30년 전 북한의 아웅산 테러 당시 이기백(82·전 국방부장관) 합참의장의 생명을구한 전인범(55·육사 37기)장군. 전 장군은“지금도 북한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단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말한다.
그 당시 육군 중위로 이 의장의 부관이었던 그는 추가폭발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공포 속에서도 “의장님을구해야 한다”는 군인정신 밖에 없었다.

매캐한 화약 냄새에 비명과 신음이 뒤범벅이 됐다. 사상자들의 유혈이 낭자해 똑바로 쳐다보기도힘들 정도였다. 전쟁터 그 자체였다.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 속에서 피투성이가 된 이의장을 발견한 그는 이 의장을 둘러 업고 현장을빠져 나왔다. 이 의장을 차에 태워 현지 육군 병원으로 향했다. 의식이 없을 정도로 이 의장의 상태는 심각했다.
그는 현지 군 의료진들에게“이분은 한국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다. 무조건 살려야 한다”고 울부짖다시피 애원한 뒤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수술을 옆에서 지켜봤다.

아웅산 테러로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온몸으로느낀 그는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단 한 순간의 방심도 용납될 수 없다는 경각심 속에서 군 생활을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군인정신과대적관, 국가관이 철투철미하다는평가를 받는다.그는“그날의 참상이 생생하다.돌아가신 분들은 누군가의 가장이고사랑하는 남편이었다”면서 “명백한테러임에도 애매하게 표현하거나 실체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
다. 그러면서“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지금도 북한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북한 정권은 정말로 믿을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살아 남은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북한에 의해 자행된 테러가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 전 합참의장은 항상“전인범은 오로지 군인정신 밖에 없는 군인”이라면서“군인정신이 투철한 전인범을 부관으로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난 살아났다”고 얘기한다.이 전 합참의장은“전 장군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파병 때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안다”면서“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중요한 지금도그렇지만 앞으로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인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전 장군은 지난 10월 25일 정부의 군 장군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 육군특전사령관으로 임명돼10월 31일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