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강
대한민국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장
예비역 육군 대령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단재 신채호 선생의 명언이다. 이 말은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기 때문에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경고로서 오늘날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있는 말이다.

이 문구는 지난 7월 28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아컵 축구대회에서 일본의“욱일승천기”에 대응하여 우리나라 응원단이 현수막에 사용하므로써 정치성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더 유명해졌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주도하고 380억 원의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제주 4·3평화기념관 내 전시물들이 심각하게 역사를 왜곡하고있어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고발하고자 한다.
이 기념관은 전 국민은 물론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매년 20만 명이 찾는다고 한다. 관람을 한 학생들이 정부를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양민학살자로 몰려 있는 군·경에 대해선 어떤 시선으로 볼지 심히 걱정이 앞선다.

우리 6,000여 명의 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일동은 제주4·3평화기념관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하여, 2009년부터 지금까지문제를 순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정부 요로에 시정을요구하고 거리 캠페인은 물론 감사원에 국민감사까지 청구하였으나 아직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우리 회원들은 제주 4·3 사건을 겪은 체험자이고 현대사의 산증인들이다. 우리들이 죽고 나면 왜곡된 역사들이 진실인양 후세들
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어 당시의 정부를 불신하고 군·경을 원망할것 아니겠는가.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죽기 전에 왜곡된 역사를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다.




제주 4·3 진상규명과 평화기념관의 건립 과정김대중 대통령께서는 1998년 11월 23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제주 4·3사건은 공산당의 폭동으로 일어났지만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많으니 진실을 밝혀 누명을 벗겨 주어야 한다”라고 말씀 하신 바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제주 4·3사건의 진상을규명하고 이사건과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2000년 1월 12일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관한 특별법을 제정, 공포하였다.

이 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가 3여년에 걸친 활동 끝에 2003년 10월 15일 진상조사보고서가 최종 확정되었으며 ① 제주도민 및 피해자에 대한 사과 ② 추모기념일 지정 ③ 4·3평화공원 조성 ④ 유가족에 대한 생계비 지원 ⑤ 집단 매장지 발굴 지원 등 7개항을 담은 대정부건의안이 채택되었다.이를 근거로 평화기념관은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제주 4·3평화공원 내에 2003년4월 기공식을 갖고 만 5년만인 2008년 3월 28일 완공되어 개관하였다.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3층 연 면적 11,455㎡로 전시실은 4·3사건의 전개 과정에 따라 ▲ 역사의 동굴▲ 흔들리는 섬 ▲바람 타는 섬 ▲불타는 섬 ▲ 흐르는 섬 ▲ 새로운시작 등 6개 상설관과 희생자의 유골의 발견되었던“다랑쉬굴”의 현장을 재현한 동굴등 2개의 특별관으로 꾸며져 있다.


제주 4·3사건의 역사왜곡을 고발한다.
이 전시관의 모든 근거는 정부가 채택한 진상조사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를 보면 제주4·3사건의 성격이나 역사적 평가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서문에“이 진상보고서는제주4·3특별법의 목적에 따라 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에 중점을 두어 작성되었으며 4·3사건 전체에 대한 성격이나 역사적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후세 사가(史家)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정부차원에서 구성된 위원회가 역사의 진실여부를 규명하면서 가장 중요한 성격 규명을 하지 않고 후세 사가(史家)들에게 돌린 것은 책임회피요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문제는 전시물 제작과정에서 근거가 되는 보고서 내용마저 왜곡, 과장, 날조되었다는데 있다. 우리 회가 제주 4.3 평화기념관 전시 내용이 왜곡 과장 날조되었다고 판단하는 부분은 총 27건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 사항 왜곡 날조진상조사보고서 287쪽 중간 부분에 1949년 1월 21일 국무회의에서“시정 일반에 관한 유시의건(대통령) = 미국 측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동정을 표하나 제주도, 전남사건의 여파를 완전히 발근색원하여야 그들의 원조는 적극화 할 것이며 지방토색(討索), 반도 및 절도 등 악당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여 법의 존엄성을 표시할것이 요청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제주도의“지방토색, 반도 및 절도등 악당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여 법의존엄성을 표시할 것이 요청된다”라고 한 원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제주도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가혹하게 탄압하라”는 내용만 부각시켜 마치 대통령이 학살 명령을내린 것처럼 날조하면서 모든 책임을 정부로돌렸다.
둘째: 당시 9연대 송요찬 연대장의 포고문 과장 및 왜곡
진상조사보고서 264쪽 상단에 1948년 10월 17일 제9연대장 송요찬 소령은 다음과

같은 포고문을 발표하였다. (중략)“군은 10월 20일 이후 군 행동 종료기간 중전도 해안선부터 5㎞ 이외의 지점 및 산악지대의 무허가 통행금지를 포고함. 만일 차(此) 포고에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서는 그 이유 여하를 불구하고 폭도배로 인정하여 총살에 처할 것임. 단, 특수한 용무로 산악지대 통행을 필요로 하는 자는 그 청원에 의하여 군발행 특별 통행증을 교부하여 그 안전을 보증함”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진상조사보고서 264쪽 하단에는“중산간 마을에서 사람이 눈에 띄기만 하면폭도배로 인정하여 이유 여하를 불구하고 총살하겠다는 것인데…”라고 왜곡하여 군을 학살집단으로 매도하였다.
셋째: 토벌군의“가혹하게 이어진 학살”은없었다.진상조사보고서 어디에도“가혹하게 학살”이란 기록내용은 없음에도 유사사진과 함께 제목으로 부각시켜 군을 무자비한 학살자  내 몰았다.
또 진상조사보고서 300~301쪽에 수록되어있는“다랑쉬굴의 비극”에도 없는 내용인데도
“군인들은 굴 밖에 있던 사람들을 총살한 후 굴속에 있는 사람들에게…”라고 허위로날조해 놓았고,“유골 1구 옆에는 그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철모, 군화, 철창, 대검이 놓여 있었다.(무장대의 휴대장비로 추정)”라는 내용은 전시에서 누락시켜 사실을 왜곡했다.

넷째: 대법원의 판결문을 왜곡, 과장
진상조사보고서 283쪽 상단에 대법원(재판장 이규홍 대법관)은 판결문에서“계엄선포를 전후한 시기에 군·경 토벌대에 의한 무장대의 진압과정에서 제주도 중산간 마을이 초토화 되었고 무장대와 직접 관련이 없는 많은 주민이 재판 절차도 없이 살상당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양민학살을 인정했다.”라고 진상조사보고서에 기록되어 있다.위의 기록내용은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씨가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제기한 상고심 소송 판결문을 근거로 했는데 판결문 어디에도“양민학살을 인정했다”라는 기록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사실로 역사를 심각
하게 왜곡하였다.
다섯째: 형무소 수감자 집단학살 날조진상조사보고서 471쪽 상단에“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정부와 국군의 남하과정에서 경기도 평택 이남지역의 형무소 재소자들은 집단 총살의 대상이 되었다. 전쟁 발발 당시 전국 형무소 재소자는37,335명이었고, 이 중에 제주에서 이송된 4·3사건 관련 재소자는 2,350여 명이 한국전쟁직후에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이들 2,500여 명 대부분은제주로 돌아오지 못하고 행방불명되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음에도 제주도민 2,500여 명이라 과장하고“이승만 정부에 의해 1950년 7월경 집단학살 되었다.”라고 허위, 과장, 날조해 놓았다.

일곱째: 제주 4·3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을 전시하여 정부 불신 조장
“역사적인 사법파동의 씨앗”이란 제목 하에 1971년 7월 28일 한 판사를 비리혐의로 구
속하자 이에 대한 항의로 판사의 3분의 1인 150여명이 사표를 내면서 사법파동이라는 역사
적 사건이 벌어졌다.
“교육계 원로가 고정 간첩으로 조작되다.”라는 제목으로 1977년 3월 25일자 1면 신문에
“거물 간첩단을 검거 했다”는 기사가 대서특필 되었다.
연루자 모두 제주 사람이었다. 그 중에는 제주교육대학 1, 2대 총장 출신도 있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시“광주시민을곤봉으로 때리고 있는 계엄군”제목하에 확대 사진을 게시하여 군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였다.
위의 3건은 모두 제주 4·3사건 이후에 일어났던 일로 기념관 건립 목적과는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전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와의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왜곡된 내용의 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일동은 제주 4·3 기념관에 전시된 내용과 홍보물 중왜곡 과장되었거나 날조된 부분에 대하여 다시한번 강력히 시정을 촉구한다. 우리는 시정이 되지 않으면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교훈을 잘 기억하고 있다. 국민의 자긍심과 나라사랑 정신은 그 나라의 역사를 통해 발현되는것이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도 미래도 없듯이 우리의 자랑인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인식이 꼭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왜곡된 역사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성격규정도 제대로 안된 4·3사건을 이렇게 왜곡시켜 전시했다가 후세 역사가들이 4·3사건을 현재와 다르게 기록한다면 이 엄청난 잘못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누구의 잘잘못이나 유불리를 떠나 사실만을 얘기하고 진실만을 이야기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섯째: 무장대의 활동은 축소, 미화진상보고서에 보면 무장대에 의한 피해내용이 곳곳에 12쪽에 걸쳐 기록되어 있고 그 약탈, 방화, 주민학살, 마을초토화 등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음에도 무장대의 활동은 사진 한장 없이 글로만 표현하고 “식량탈취, 보초살해 납치,”“무장대 경찰과 우익 지목 살해”
“강력했지만 온건했다”등 만행을 축소 은폐하고 온건하게 표현 하는 등 미화하였다.
제주 4·3사건의 주범인 김달삼, 이덕구의활동을“무장대 사령관, 해주대회 참석”이란제목으로 상세히 소개하고 이덕구의 사살도사진과 함께 전시하였으나 김달삼이 평양의혁명열사 묘역에 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김달삼의 행적을 누락시킨 의도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