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갑 박사
전 국방대 교수
국방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kab21@naver.com

한반도에 평화는 오는 건가?
2014년 1월 1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는 조국통일운동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룩하기 위해 백해무익한 비방 중상을 끝낼 때가 됐다며 화해·단합·통일에 저해를 주는 일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라 말하고, 북한은 남한 당국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박근혜대통령도 신년기자회견에서 지금 국민들 중에는 통일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겠느냐, 그래서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나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그러나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 금년은 한반도 평화통일시대를 열어 가는데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평화구현을 위해 힘을 기울이려 한다고 말하고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다.

북한은 지난 9일 통일부에 보낸 대남 전화통지문에서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이산가족, 친척 상봉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좋은 계절에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 같이 남북한 정치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의지를 밝혔지만, 북한이 정치수사적인 외침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행동과 실질적인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형태를보면 2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먼저 북한은 2010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민족화해와 협력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고 했지만 두 달 뒤 천안함 폭침사건을 일으키며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갔다.

김정은은 지난해도 로켓발사에 대한 자신감으로 강성대국 강조 및 3차 핵실험 강행,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특히 전쟁은 광고를 내지 않는다고 대남협박 통지문을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보내는 등 연이은 대남 강경책으로 한반도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앞으로 북한은 대북비방 중단이나 5·24조치 철회 요구 등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세수위를 높일 도발용 명분 쌓기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김정은은 올해는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비약의 해라고 규정하고 경제부흥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농사에 모든 힘을 총 집중하여 생산성 향상성에 매진하면서 축산, 건설, 과학기술, 전력 및 석탄공업, 수산, 교육 등 인민생활에 연관된 내용을 강조 했다.
즉 북한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을 계기로 체제 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으로 비교적 온건한 메시지를 담았을 수 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한국은 어떤 대응책을 가져야 할 것인가?
첫째, 북한은 그 동안 외부적 위협을 강조해 내부적 위기를 다스리는 전략을 지속해 왔지만, 오늘날 세계는 그런 억압전략이 통할 수 없는 지식정보화사회로 변하고 북한도 언제까지 예외지역이 될 수 없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경제발전이란 병진정책 추구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제사회로 나와 변화의 물결에 합류해야 하고, 이번 한국의 이산가족 상봉의 제안을 받아들여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화답해야 한다.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고 대내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일시적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도발적 행동과 협박을 중지하면서, 진정성 있는 의지와 실천을 보여야 한다.

둘째, 한국은 북한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정책의 구체적 방안을 작동시켜 한다.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주변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의 개방·개혁·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국은 튼튼한 국방태세 바탕위에서 적극적이고 유연한 접근정책으로 북한을 화해와 공존의 틀로 끌어 드려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은 이미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위치에 있고, DMG평화공원 건설과 유라시아 철도 및 러시아 가스관 연결 등 한국 정부의 정책수행과 사활적 이익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셋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상설화에 따른 기능과 역할을 활성화해야 한다.
국가안보를 위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역할과 기능은 대단히 중요하며, 그 변천과정에서 교훈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최초로 박정희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제도가 비상설기구로 도입되어 그 후 정부에서도 계속 일정한 역할을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상설화하고 사무처를 신설하여 외교·국방·통일·위기관리·경제 등이 통합된 선진화된 국가안보총괄조정체제(국가안보 컨트롤 타워)로 정립 및 강화하고, 노무현정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의 기능과 사무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켰다.

즉, 국가안전보장회의가 국가안보총괄조정체제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제1 연평해전과 제2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 반대로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다시 비상설기구로 크게 약화시키고 사무처도 폐지시켜 국가안보총괄조정체제의 역할과 기능을 크게 후퇴시킴으로써,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 20일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의 안보위협이 고도화되고 복잡화된 상황에서 국가안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상설화하고 사무처를 복원하여 역할과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안보총괄조정체제를 정상화시켰다.

결론적으로 동북아시아의 안보상황,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및 불안전한 안보상황,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외교력·국방력·통일력·정보력·경제력·위기관리·국민합의 등 국가안보 총자산을 효과적으로 통합하여 국가안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시켜야 한다.